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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Sep

민본정치를 위한 경험의 데이터베이스

작성자: 황선영 IP ADRESS: *.35.162.104 조회 수: 1809

즉위 12년, 세종은 나라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농업의 생산량 증대를 위해 농법 개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태종 시절 옛 농업서적의 중요한 구절을 뽑아 편찬한 농서집요(農書輯要)가 있었으나 이를 읽어본 세종은 우리나라 실정과 맞지 않음을 깨달았다. 대부분 중국의 농업서적에서 따온 내용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세종은 정초에게 명하여 농업이 발달한 삼남지방의 관리들에게 자기 지방의 농사법을 자세히 적어 올리게 하였다. 정초는 실제로 각지의 나이가 많고 경험이 풍부한 농부들에게 토지에 따라 재배한 경험을 확인하여 그들의 경험담을 기술했다. 지금으로 따지면 전문가 인터뷰를 한 셈이다. 그리고 그것을 데이터베이스화한 책, 농사직설(農事直說)을 편찬했다.

세종은 이 농사직설을 전국에 나눠 준 뒤 권농관(농사에 관한 일들을 지도, 감독했던 관리)에게 농부들이 농사직설대로 농사를 짓는지 관찰하게 했다. 또 경복궁 후원에 1결(약 9,859.7㎡)의 땅을 직접 갈아 농사직설의 내용대로 농사를 지어 그 효과를 증명하기도 했다.
세종은 이렇게 우리의 땅과 기후, 생활양식을 제대로 파악해서 실제 실현 가능한 방법으로 민본정치를 구현하려 한 것이다. 각 지역의 정보를 훨씬 수월하게 수집할 수 있는 요즈음, 만일 세종이 살아있다면 좀 더 효율적으로 국민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지 않을까?

A.jpg


위의 지도는 제주도의 교통사고 다발지역 분포와 그러한 지역의 사망/중상자 분포이다. 붉은 색일수록 어떤 사건이 해당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고 이해하면 된다. 서귀포시는 제주시에 비해 교통사고가 빈번하지는 않지만 사망, 중상자 비율은 약 46%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단순히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과, 사고가 한번 나면 많은 사람의 목숨이 위험해지는 지역은 분명 정책 대응방식이 다를 것이다. 아마도 세종은 이 지도를 보고 해당지역 토박이나 교통 전문가에게 원인과 그에 따른 해결 방안을 물었을 것이다. 


B.jpg

<2010년 대비 2014년 지가 상승률>


조선시대에 토지문기(土地文記)라고 하여 토지의 소재지, 토지를 매매하는 이유, 넓이, 매매가격 등을 작성하여 당사자끼리 주고받았던 문서가 남아있다. 또한 토지에 관한 계속적인 거래기록인 점련문기(粘連文記)를 통해 조선시대 토지가격 변동을 파악해 볼 수 있기도 하다.

현재는 공시지가, 혹은 실거래가의 변동을 주기적으로 파악하여 부동산정책에 근거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부동산이 경제 흐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현황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제주도의 땅값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2010년 대비 2014년의 제주도의 땅값은 지도에서 보는 것과 같이 서귀포시 일부 지역들에서 큰 폭으로 올랐다. 대부분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들이다. 다만 이러한 지역들은 기존의 지가가 낮은 상태에서 상승률만 크게 올랐다. 

토지의 실제 가격과 매매당사자까지 알 수 있는 실거래가 데이터로 분석해보면 개발호재에 의한 지가 상승이 주도적으로 일어나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지가상승의 원인을 파악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외지인 거래에 의한 투기성 토지거래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을 파악해보는 등과 같은 방법으로 말이다.


농사직설에 이러한 구절이 있다. 『황무지(荒蕪地)를 시험해보는 방법은, 땅을 한 자[尺]쯤 깊이 깎아내고 흙 맛을 보아 단맛이 나는 것은 상이고 달지도 짜지도 않은 것이 그 다음이고 짠 것이 하등이다.』 일반 농민들이 실제 적용할 수 있도록 서술한 우리나라 최초의 토양조사인 셈이다. 그 때 당시, 방법만 있었더라면 각 지역의 영농설계를 위해 조선판 토양도를 만들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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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gis.com 운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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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애비

2014.09.16 14:34
*.162.60.28
테이블 데이터를 2차원 또는 3차원 지도, 이미지로 가공해 내는 것도 많은 상상력을 요하는데,
역사 등의 시간 개념까지 포함하기란 더더욱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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