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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Jul

[조선일보] GIS...지오비전, BIZGIS

작성자: 송규봉 IP ADRESS: *.64.73.202 조회 수: 10804

스마트폰 시대, 손안의 GPS… 못보던 세상이 보인다

 조선일보, 신동흔 기자

입력 : 2012.07.07 03:14

 
 

 스마트폰과 모바일 인터넷의 보급 등 IT 발달로 지리 정보가 곳곳에서 손쉽게 활용되고 있다. 개인 정보 유출 위험 논란 속에서도 응급 구조와 재난·범죄 신고 등 공공 서비스에 지리 정보가 활용되고 있고,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된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는 개인들의 손안으로 들어갔다. 콜럼버스가 미국 대륙을 발견하기 위해 대서양을 건널 때 믿고 의지했던 것은 1490년에 만든 세계지도 한 장이었다. 당시로선 세계의 모습을 실제 모습에 가장 흡사하게 그린 최첨단 도구였다. 지금은 초등학생도 콜럼버스보다 훨씬 명확한 '세계상(像)'을 갖고 있다. 구글어스는 지구 바깥 우주에서 전지적(全知的) 시점으로 지구를 내려다보고, 드래깅 몇 번이면 길거리 도로 표지판까지 식별할 정도로 선명한 거리 사진을 제공한다. 개인은 언제든 평면좌표상의 X와 Y값으로 치환돼 지도 위에 표시되는 세상이다. 정부와 기업은 여기에 각종 사회통계학적 자료를 결합해 활용하고 있다.

조선_GIS01.jpg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거리 주변 학원가의 10대 청소년 밀집도. SK텔레콤 기지국의 고객 통화량 트래픽을 분석해 10대 유동인구 하루 1000명 미만(노란색)부터 하루 4001~5000명(파 란색)까지 지역을 1000명 단위로 색을 구분해 표시했다. 이 지도는 청소년 유해시설(유흥주점 등)의 입점을 막거나 안전시설 우선 확충 계획 수립 등의 의사 결정에 활용될 수 있다. 은마 아파트 단지(오른쪽 하단) 내에서도 동별로 청소년 유동인구 차이가 큰 것을 알 수 있다. / 지오비전 제공

 

창업 앞둔 사장님, 고민 끝
유동인구·인근 상점별 매출 십수년간 분석한 데이터
기업들, 기상도처럼 만들어 개인정보 빼내고 상품화

지도와 데이터의 무한결합
건축물 대장, 지도에 뿌리면 노후건물 밀집 지역 한눈에
경찰, 범죄 지도 만들어 파출소 위치 이동하기도

지도와 무엇을 결합할 것인가

한 주택가에 한식집을 열 준비를 하는 A씨는 요즘 자기가 봐둔 목 좋은 가게 입구에 나가 매일같이 하루에 손님이 몇 명 다녀가는지, 주말과 평일은 어떻게 다른지, 젊은 층이 많은지 중장년층이 많은지를 체크하고 있다. 주변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유동 인구도 알아보고, 주요 상점별로 매출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고 있다. 하지만 발품을 팔아 알아내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식으로 자영업자 연간 109만명이 창업에 나서고, 이 중 80만명이 폐업하는 일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반면, 대기업들은 십수년간의 영업 활동을 통해 꾸준히 데이터를 쌓아왔다. IT가 도입되자 기업들은 종이 지도에서는 볼 수 없는 지리적 패턴과 수치를 시각화해 마치 기상도처럼 매출과 고객층 변화를 지도 위에 그려 경영적 판단에 활용해왔다. 하지만 이런 정보에는 모두 민감한 개인 정보가 포함돼 있어 기업 외부에 제공할 수는 없었다.

최근 이런 '고급 정보'를 개인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 현대카드·NICE신용평가정보·부동산114 등 국내 9개 통신·금융·부동산·IT 업체가 보유한 정보를 모아 새로운 지역 분석 시스템 '지오비전(Geovision)'을 내놓았다. 그동안 통신업체는 통신업체대로, 금융사는 금융사대로, 부동산 정보 제공 업체는 부동산 업체대로 자기들만의 영업 정보를 십수년 동안 쌓아왔다. 모두 개인 정보 보호 대상이어서 기업 외부로 나갈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리 정보'를 이용해 개인 정보를 침해하지 않고도 이 정보들을 통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즉 금융기관은 고객의 결제 정보에 좌표를 부여해 이를 공간 단위로 제공했다. 또 결제 정보를 특정 지역 단위로 집계해 지리 정보로 바꿔버렸다. 즉 개인 정보인 개별 점포 매출 대신 일정 지역 내 동일 업종 점포의 평균 매출을 데이터로 제공한 것. 통신회사는 개인 이용자 정보 대신 무선통신 기지국 트래픽을 분석해 시간대·연령대별 유동 인구를 추출해냈다. 최종적으로 9개 기업이 보유한 정보를 묶어내는(매시업·Mashup) 역할은 '지도'가 했다. SK텔레콤 기업사업본부 하도훈 부장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각 사가 갖고 있는 고객 DB를 '클렌징'(데이터를 용도에 맞게 선별하는 과정)한 뒤 지리 정보를 일종의 공통된 키(key)값으로 부여해 이종(異種)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었다"며 "이 정보를 지도 위에 뿌려 통신·금융·부동산·교통 정보가 결합된 다층적인 분석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개인 이용자들도 과거 쉽게 구하기 힘들었던 자료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예컨대 A씨가 지오비전 사이트에 접속해 가게 오픈 예정 지역을 지도에 표시한 뒤 업종을 선택하자 유동 인구, 동일 업종 월평균 매출, 주요 집객 시설 및 외부 감사 기업 숫자, 고객 1인당 1회 소비 금액, 시간대·요일·연령대별 평균 매출액, 경쟁 매장 분포도 등이 담긴 70여쪽 분량의 보고서가 자동으로 생성됐다. 컨설팅을 받는다면 최소 100만~200만원이 들고, 수십만원을 들여 직접 아르바이트 조사원(시간당 5000원가량)을 며칠씩 고용한다 해도 만들어내기 힘든 수준의 보고서였다. 현재 15만원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감안하면, 기존의 10분의 1 정도 비용에 더 정밀한 보고서를 받아보는 셈이다.

조선_GIS02.jpg
 색의 농도로 표시한 서울 지하철 강남역 일대 70대의 신용카드 소비패턴. 한 금융사의 카드결제 자료를 지도에 뿌려봤더니 신논현₩역삼₩양재역 부근과 청담동 일대의 색이 가장 짙게 나타났다. 반면 20대를 분석한 지도에선 강남역 부근의 색 농도가 가장 진했다. / GIS유나이티드 제공

 

한국 빅데이터, 아직 창고에
美, 군사정보였던 공간정보 민간에 넘겨 
GPS기술 만개 "지리정보 응용의 한계는 상상력의 한계나 마찬가지"


공공 DB 개방 수준이 경쟁력의 원천

지도는 단순 정보가 아니라 무언가와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낸다. 구글 네이버 등 검색 업체들은 위성사진이나 거리 사진과 지도를 결합했고, GIS(지리정보시스템)는 여기에 인구 통계나 카드 회사 결제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결합하고 있다. 경찰도 5대 강력 범죄가 발생한 지역을 표시한 소위 '핫스팟 지도'를 범죄 예방에 이용하고 있다. 충북경찰청은 최근 지오비전에 의뢰해서 제작한 범죄 지도에 따라 일부 파출소 위치를 이동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경찰 정보를 비롯해 다양한 정보에 민간인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공공 정보에 대한 민간의 접근이 상당히 제한된 편이다.

공공 정보는 민간 정보보다 방대하고 광범위하며, 막대한 자원이 투입된 최대의 디지털 국가 자산이다. 특히 경제·지리·조세·치안·교통·기상·환경·식품·문화 등 국민 생활 전반에 걸쳐 방대한 데이터베이스가 형성되어 있어 공공 정보를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나 상품 개발에 관심을 갖는 기업도 많다. 스마트폰 보급 이후 등장한 서울버스 정보 앱이나 주유소 가격 정보 앱 등이 모두 공공 정보를 잘 활용한 사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건물 인허가 정보나, 부동산 거래 정보 등도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만들어져 민간에 개방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예를 들어 식품 위생 인허가 정보는 지도 위에 뿌리기만 하면 그 자체로 정밀한 상권 지도가 될 수 있다. 현재는 민간 업체들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빌딩 밀집지의 입주 업체 지도를 만들어 팔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갖고 있는 공중 보건 관련 인허가 정보 역시 지도 위에 펼칠 수만 있게 되면 의료 업자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고, 건축물 대장 정보를 지도와 결합해 제공한다면 30년 이상 노후 건물이 어디에 집중되어 있는지 리모델링 업체들이 집중 공략할 수 있는 지역을 지도 위에 표시할 수도 있다. 한 IT 업체 관계자는 "이른바 '빅데이터'의 90% 이상은 공공에서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아직도 '이걸 공개하면 어떡하지' 하는 소극적 생각에 사로잡혀 정보 활용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data.gov' 사이트를 통해 민간이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공공 DB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클린턴 정부 시절부터 군사 정보로 분류됐던 공간 정보를 민간 기업에 넘기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대학 연구실 안에 갇혀있던 GIS와 GPS 기술이 상업화의 길을 걷게 됐다.

우리나라도 공공 DB를 민간에 제공하기 위한 '공공정보활용지원센터'가 만들어졌다. 올해 서울시는 붕괴 위험 건물과 대규모 교량 공사와 같은 주요 공사장 위치, 제설 작업 지점 등 시민들에게 필요한 지리 정보를 제공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아직 초보적 수준이다. 김을동 의원실이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공공 기관 담당자의 49.5%는 여전히 공공 정보의 상업적 활용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굴지의 IT 기업들은 너도나도 독자 지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애플이 구글 맵 대신 독자적인 '애플 맵'을 선보이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아마존은 최근 3D 지도 제작 업체를 인수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독자 맵 구축 방침을 밝혔다. 이들은 왜 지도 전쟁을 벌이는 것일까. 송규봉 GIS유나이티드 대표는 "인간이 다루는 정보의 80%는 공간 정보와 결합돼 있고, GIS와 GPS는 엑스레이나 MRI처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기술"이라며 "세계 최대 GIS 업체 ESRI의 잭 데저몬드 회장의 '지리 정보 응용의 한계는 상상력의 한계'라는 말도 있듯이, 앞으로는 지도라는 매체를 바라보는 새로운 통찰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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